누가 바람을 그릴 수 있으랴. 바람은 바람으로 그릴 수가 없다. 그래서 클로드 모네의 그림 <양산을 든 여인>을 볼때면 이 그림의 주인공이 여인일지 바람일지 은근히 궁금타
모네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저 여인의 치맛자락을 흔들며 그 발밑에 낮게 깔린 언덕의 풀잎들을, 심지어 저 하늘 높이 떠 있는 구름마저 왼쪽으로 밀어 대는, 그러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모습을 켤코 드러내지 않는 힘, 곧 바람이 아니었을까.
시를 잊은 그대에게(체험판)
정재찬